LG전자 위기,비서실출신 CEO만 고집하는 구본무 회장 인사패책이 본질

급격하게 침몰하고 있는 LG전자 추락의 원인은 무엇일 까?

IT강국을 이끌며 한국을 대표하던 LG전자의 추락은 단순한 수요감소나 시장 침체와는 달리 오너 경영실패라는 분석이 제기돼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은 바닥을 보인 지 오래고, 기존 가전과 스마트폰 중심의 주력 사업은 더 이상 10년 후 LG전자의 생존을 담보하지 못할 만큼 풍전등화의 초라한 존재로 추락하고 있다.

어느덧 글로벌 IT산업계는 이제 누구도 LG전자를 주목하지 않는다. 혁신과 이미 한참 멀어진 LG전자는 이제 중국의 가전제품, 스마트폰회사와 경쟁을 해야 할 만큼 혁신과 신기술에서 급격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때 가전제품에 관한 한 삼성전자를 능가하기도 했고,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의 ‘넘버 3’자리를 꿰찼던 LG전자가 이제 서서히 페이드아웃 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피치원이 국내 8명의 투자분석가와 애널리스트, 글로벌 부품업체, 시장조사기관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LG전자가 추락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LG그룹 회장실과 구조본 출신의 무능한 인물을 LG전자 CEO로 잇따라 발탁하면서 급격히 성장동력을 잃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추락하는 LG전자, 날개도 없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052억원을 기록,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분기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넘긴 것은 2014년 2분기 이후 무려 7분기, 거의 2년 만의 일이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실적은 수년째 처참할 정도로 바닥이다. 지난해 2분기 스마트폰 영업이익 몇 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할 당시, 시장에서는 “사실상 적자인데, 항목 몇 개 바꿔 겨우 몇억원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란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LG전자는 가전제품과 TV판매 호조만으로 올 1분기 13조3621억원의 매출에 겨우 영업이익 5052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스마트폰은 1분기 2000억원대 적자에 이어, 2분기 역시 1000억원대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전사적으로 매달렸던 G5는 보기 좋게 참패로 끝나면서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은 이제 기약 없는 추락만 이어가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은 이제 중국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장담하기 힘든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 LG전자 부진, 비서실 출신 CEO만 고집하는 구본무 회장의 인사패착 때문

부진을 넘어 LG전자가 서서히 침몰하고 있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최고경영자, CEO의 문제다. LG전자가 추락한 배경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잘못된 인사 관행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게 바 비서실, 구조본 출신을 요직에 앉히는 구본무 회장의 인사스타일이 LG전자의 침몰을 몰고 온 직접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LG전자 추락의 첫 번째 패착은 바로 비서실 출신 남용 사장을 LG전자 사령탑으로 앉힌 2007년 구본무 회장의 인사였다.

남용 전 부회장이 LG전자 사령탑을 맡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가 사실상 LG전자가 타이태닉처럼 급격히 경쟁력을 잃기 시작한 결정적 시기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남용 전 부회장의 가장 큰 경영실패는 외국인 임원을 대거 요직에 앉히면서 LG전자 내 커뮤니케이션 효율을 급격히 떨어뜨렸다는 점이다.

남용 전 부회장은 밑바닥에서 영업해 실적을 만든 경험이 전혀 없는 회장비서실 출신이었다. 그는 글로벌 컨설팅업체출신의 화려한 컨설턴트들을 매우 선호했다. 그들이 제시하는 그림과 컨설팅 로직에 매료된 남용 전 부회장은 매킨지, 아서앤더슨 등 외국인 출신 컨설턴트들을 대거 영입, LG전자 요직에 앉히는 치명적 패착을 잇따라 두기 시작한다.

글로벌 기업답게 글로벌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는 그의 경영철학은 외국인 임원과 내부 인원 간 커뮤니케이션 단절을 가져왔고, 그 비효율적 소통이 4년여간 쌓이면서 LG전자 내 혁신과 새로운 시도는 급격히 동력을 잃기 시작했다.

현 조준호 사장 역시 비서실 출신. 조 사장은 LG그룹 회장실에서 근무하며 구본무 회장의 눈에 띄어 96년 이사대우를 시작으로 99년말까지 상무로 승진할 때까지 LG그룹 회장실과 구조본에서만 일해온 전형적인 회장 스텝 출신이다.

하지만 구본무 회장은 2015년 1월, 그를 위기에 빠진 LG전자 MC사업부 사장에 발탁했고, 올 3월 그를 LG전자 CEO로 발령내며 구원투수로 투입했다.

모 경제연구소 관계자는“LG그룹은 정말 회장실, 비서실, 구조본 출신들이 계열사 요직을 다 차지하다 보니, 외부수혈이 전혀 안 돼 정체되고 성장엔진을 잘 만들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LG그룹에 필요한 것은 외부 슈퍼S급 인재 영입”이라고 단언했다.

IT산업계는 이미 회장실 출신 조준호 현 사장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살벌한 영업현장에서 잔뼈가 굵고 바닥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최고의 전문가를 영입해도 위기를 타개할까 만한 상황에 비서실 출신만을 고집하는 구본무 회장 인재술의 반복이라는 악평이 쏟아진 바 있다.

결국, 구 회장의 인선스타일이 바뀌지 않는 한 LG전자의 부활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지적이다. 올해 초 취임한 지 6년 만에 LG전자에서 물러난 구본준 전 LG전자 부회장도 LG전자 동맥경화의 한 축이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구본준 부회장은 임원회의에서조차 거친 쌍욕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주일가라는 위치를 내세운 이같은 폭언과 거친 태도로는 임원과 직원들의 진정성 어린 충성과 열정을 끌어 내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결국, 거친 오너일가와 비서실, 구조본 출신 CEO들이 6,7년간 경영수뇌부로 활동하는 사이, LG전자는 소통력도 잃고, 동력을 잃고, 신성장동력도 찾지 못한 채 침몰하기 시작한 것이다. 과정에 우수한 LG전자 개발인력이 대거 퇴사한 것은  IT산업계에서는 거의 상식에 속한다.

■ 일촉즉발 LG전자, 구본무 회장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LG전자 ‘G5’의 참패는 피치원이 수도 없이 보도한 것처럼 이미 예상된 수순이다. 왜 그럴까? LG전자 스마트폰사업부는 이미 글로벌 모바일부품업계에 리더십을 잃은 지 오래다.

판매량을 앞세워 새로운 피처와 신기술을 빨아들이기는커녕, 새로운 기술과 피처를 제시한 글로벌 부품업체의 제안을 빼돌려 계열사에서 직접 생산하는 치명적 의사결정이 수년간 진행돼도 구본무 회장도 LG전자 최고경영자도 이의 심각성을 간파하지 못하는 치명적 실수를 반복했다.

결국, LG전자는 스마트폰의 새로운 피처와 혁신을 지속적으로 만들 생태계상의 흡인력을 잃은 지 오래고, 궁여지책으로 액세서리 모듈의 변화로 승부를 건 게 바로 ‘G5’이기 때문이다.

이미 결과는 뻔했던 것이다. 본질에 대한 승부를 걸 수 없으니 주변머리에 손을 댈 수 밖에 없는 LG전자의 처참한 현실이 낳은 게 바로 G5 신작이었다고 내부 개발자들은 토로한다. 최근 LG전자 MC사업부가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CEO 리스크로 인해 이미 예견된 수순으로 분석된다.

LG전자 조준호 호가 최근 지난 1일자로 휴대전화(MC)사업부의 조직 개편을 단행, 국내 영업부를 없애고 가전 분야와 통합한 것 역시 크게 기대할 바 아니다. LG전자는 특히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축소하는 대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강화하기 위해 MC사업본부장 직속으로 ‘PMO(Program Management Officer)’를 신설하는 등 시장의 반응과 반대로 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이미 LG전자 스마트폰을 아이폰, 갤럭시과 경쟁하는 브랜드로 보지 않고, 화웨이와 샤오미 급의 중저가 브랜드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LG전자 최고경영진은 여전히 자신들이 삼성전자 갤럭시모델과 경쟁제품이라고 확신하는 오판을 이어가고 있다.

자본시장은 하반기 출시예정인 V10을 또다시 프리미엄폰으로 출시할 경우, 적자 폭만 키울 것이란 전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현재 조준호 체제로는 LG전자의 위기를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결국 구본무 LG그룹회장의 LG전자 사령탑 교체 선택이 향후 LG전자 10년이 생존을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으로 분석된다.

구 회장은 이제 회장실과 구조본에서 자신의 손발이 돼주며 충성해온 충성파 대신 시장을 만들고 새로운 혁신을 주도할 슈퍼인재 영입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LG그룹이 유일하게 LG그룹 출신이 아닌 외부 영입인사로 가장 성공한 케이스가 바로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라는 외부의 비판에 구본무 회장이 귀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시장은 지금 차석용 LG생활건강대표 같은 무서운 실적을 만들어내며 혁신을 이끌 외부 슈퍼인재 수혈이 LG전자에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구본무 회장이 또다시 비서실과 구조본 출신 충성파 카드만 만지작거릴 경우 LG전자는 이제 중국업체와 치열한 경쟁 속에 매각해야 하는 수순에 접어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점점 더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LG전자의 회생을 위해 어떤 파격적 카드를 들고나올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출처: http://www.pitchone.co.kr/?p=5964

[정진영 칼럼] ‘심리적 계약’의 힘

심리적 계약이란 용어가 있다. 예일대 경영학과 교수였던 크리스 아지리스가 1960년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조직에 대해 구성원이 갖는 주관적 믿음을 일컫는 말이다. 실체가 있는 명문화된 계약이 아니라 ‘조직이 이 정도는 해주겠지’라는 기대치다. 경영 환경이 ‘거래적 계약’보다 ‘관계적 계약’을 중시하는 추세여서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심리적 계약은 조직을 위한 충성심, 신뢰, 직무몰입도, 근로의욕 제고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실증과 논문으로 이미 확인됐다. 구글, 애플, 이베이,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 부분에 특히 신경을 쓰는 까닭이다. 555m 초고층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토목설계를 맡은 세계적 엔지니어링 업체인 영국의 에이럽(Arub)은 심리적 계약을 꼼꼼하게 관리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경영진은 정기적인 조사를 통해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점검하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즉시 개선책을 마련한다. 그 결과는 바로 이사회와 사원회의 등에 보고된다고 한다.

구성원이 가장 심각하게 심리적 계약 위반을 느끼는 경우는 인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여길 때고 이어 복지 축소, 불합리한 관행, 상사의 횡포, 경직된 분위기, 부정부패 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국내 굴지의 모 전자 대기업은 최근 몇 년간 죽을 쑤고 있다.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신제품은 경쟁사에 늘 밀린다.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많이 드는 부진의 이유는 하나다. CEO가 그룹 회장 비서실 출신이란 점이다. 비서실에서 온 것이 문제가 아니라 IT 비전문가인데다 위계를 강조하는 문화에 젖었던 사람이 부임하다보니 수직적인 사내 분위기가 형성됐고 이는 유연성이 생명인 업계 특성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비합리적 인사가 경영 실패로 이어진 사례로 꼽는다.

작은 인터넷 언론사를 경영하는 후배가 있다. 이 분야는 정글이다. 생겼다가 없어지는 것이 다반사인 까닭에 죽기 살기로 경쟁한다. 창업한 지 올해로 4년째인데 작년부터 흑자라고 했다. 기자 포함 직원 30여명에 연간 매출액이 40억원 정도여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말한 경영의 요체는 단순했다. 직원들에게 일할 기분이 나게 한다는 것이다. 간단한 듯하나 결코 쉽지 않은 방법을 실천하는 후배의 얘기는 신선했다. 인터넷 언론의 가장 큰 병폐인 기자의 영업사원화를 가능한 한 억제하면서도 대우를 제대로 해준다는 것이다. 이곳의 급여는 어지간한 기존 언론사보다 많다. 본인 질병 치료비용은 회사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등 복지도 괜찮다. 회사 운영의 핵심인 편집국장 연봉이 사장보다 높을 정도로 구성원 중심으로 회사가 굴러가는 것이다. 심리적 계약의 만족도가 최상일 수 밖에 없다. 이직이 일상적인 이 업계에서 창간 이후 회사를 떠난 사람이 1명뿐이라고 했다.

심리적 계약의 효용은 기업에 그치지 않는다. 군대나 공기업, 지방자치단체는 물론이고 통치기구인 국가와 국민의 관계에서도 거의 그대로 적용된다. 조직이 있는 한 구성원의 기대는 유의미하기 때문이다.

정영미는 2011년 동의대 박사논문에서 심리적 계약 위반을 조직의 실패로 규정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상당할 정도의 부정적 영향이 초래된다고 했다. 조직에 대한 의무감이 약해져 실망, 좌절, 고통은 물론 노여움, 분노, 쓰라림, 분개의 감정을 드러낸다고 했다. 이는 조직과 조직 구성원 모두에게 치명적이다. 우병우 사태 등 온갖 불편한 장면을 마주하는 지금 우리가 딱 그런 것 같다.

출처: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609238&code=11171392&sid1=col&sid2=1392